11월 28일 성녀 가타리나 라부레(Catherine Laboure)
신분 : 수녀, 환시자
활동연도 : 1806-1876년
같은이름 : 까따리나, 카타리나, 캐서린
프랑스의 디종(Dijon) 근교 팽-레-무티에(Fain-les-Moutiers)에서 1806년 부유한 농부의 딸로 태어난 카타리나 라부레는 조에 라부레(Zoe Laboure)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9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언니인 루이자(Louisa)가 파리의 애덕의 수녀회에 입회하게 되자 그녀는 삼촌의 카페에서 일하며 어린 나이에 가사 일을 돌보아야 했는데 학교에조차 다닐 수 없는 처지였고 이 때문에 읽고 쓰는 것도 제대로 배울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13살 때 첫 영성체를 하였고 매일 새벽 미사에 참례할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는데 계속 언니처럼 수도 생활을 하고 싶어 하던 그녀는 19세 무렵 이상한 꿈을 꾸게 되는데 성당에서 기도를 하던 중 어떤 노인 신부가 미사를 봉헌한 뒤 카타리나 라부레에게 다가와 “아픈 이들을 돌보는 것은 좋은 일이란다. 하느님께서 네가 나에게 오도록 계획하셨다.”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1828년 파리에서 오빠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잠시 일을 돕기도 하고, 샤티용쉬르센(Chatillon-sur-Seine)에 있는 기숙사 학교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귀족적이었던 학교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였고 그러다가 그 마을에 있는 수녀원을 우연히 방문하게 되는데 이때 자신이 꿈속에서 보았던 노인이 응접실에 초상화로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됩니다. 꿈속에 나왔던 노인은 오늘날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The Daughters of Charity of St. Vincent de Paul)로 불리고 있는 애덕의 수녀회를 설립한 성 빈첸시오 드 폴(Vincentius de Paul, 9월 27일)이었는데 이러한 체험으로 그녀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느꼈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언니를 뒤따라 샤티용쉬르센에 있는 애덕의 수녀회에 1830년 1월 입회하게 되고 카타리나라는 수도명을 받습니다.
수련을 위해 1830년 4월에 파리의 뤼 뒤박(Rue du Bac) 수도원으로 간 그녀는 그해 7월 18일 자신을 부르는 어린 천사의 인도로 처음으로 수도원 성당에서 성모님의 발현을 보게 되고 11월에 두 번째 환시를 보게 됩니다. 성모님은 첫 발현에서 “불행이 프랑스를 덮칠 것이고, 왕좌가 뒤집힐 것이며, 전 세계가 온갖 종류의 불행에 의해 뒤집혀질 것이다. 그러나 이 제대로 걸어 나와 믿음과 열정을 갖고 간구하는 모든 사람에게 은총이 널리 내려질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으며 두 번째 발현에서 “네가 보고 있는 이 둥근 물체는 나에게 간구하는 모든 사람에게 내가 내리는 은총의 상징”이라며 “이 모형대로 메달을 새기도록 하라”라고 카타리나 라부레에게 지시하셨습니다.
자신의 체험을 자신의 고해사제였던 알라델(Aladel) 신부에게 알린 그녀는 알라델 신부로부터 메달을 만들어도 좋다는 허가를 파리의 대주교에게 받아 1832년 6월 30일 1,500개의 메달을 만들어 아픈 이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최초로 주조된 메달의 앞면은 성모마리아가 죄를 상징하는 뱀의 머리를 밟고 있는 상태로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으며 발현 연도인 1830과 “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의탁하는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O MARIE, CONCUE SANS PECHE, PRIEZ POUR NOUS QUI AVONS RECOURS A VOUS)라는 말씀이 새겨져 있으며 뒷면은 ‘M’이라는 글자를 십자가가 들어 올리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M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수난의 신비에 깊이 동참하고 있는 성모 마리아를 상징합니다. 그 아래에는 가시관에 둘러싸인 '예수 성심', 칼에 찔린 모양을 한 '성모 성심'을 의미하는 두 개의 심장과 그 주위에 열두 제자를 의미하는 12개의 별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신덕과 망덕, 애덕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이 메달은 가톨릭 교리의 정수를 담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실제로 이 메달을 통해 은총을 받게 되었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기적의 메달’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파리의 대주교가 임명한 특별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그녀의 환시는 1836년에 공식적으로 인정되었고, 기적의 메달은 전세계로 급속도로 퍼져나가게 됩니다. 1831년부터 선종할 때까지 그녀는 파리의 앙기앵(Enghien) 요양원에서 병자들을 돌보고 수도 생활에 전념하였으며 자신이 체험했던 환시를 고해신부에게만 이야기하였기에 기적의 메달 신심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 그녀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녀가 선종할 때까지 아무도 알지 못하였습니다.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1933년에 시복되었고 교황 비로 12세는 그녀를 1947년 시성식에서 그녀를 ‘자신의 직분에 충실했던 침묵의 성녀’라고 칭송하였습니다. 그녀가 성모님의 발현을 체험하였던 파리의 뤼 뒤박 수도원 성당은 현재 ‘기적의 메달 성모 성당’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성당 제대의 정면에는 메달과 같은 모양의 성모상이 있고 제대 위쪽 벽에는 성모님의 첫 번째 발현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우측에는 두 번째 발현 모습이 조각된 성모상이, 그 아래에는 사망 후 57년 후인 1933년 시복을 위한 발굴했을 때 전혀 부패하지 않은 상태로 발견된 그녀의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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