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20년이 넘게 냉담하다 성당을 찾은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매달 성당에 나가긴 했지만 오랫동안 냉담했기 때문에 성체를 모시진 못했어요.
기도도 하고 싶고 성체도 모시고 싶은데 그전에 고해성사를 봐야 했어요.(사실 이것도 잘 몰랐는데 죄가 있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바라는 기도를 하면 들어주시지 않기 때문에 기도를 하기 전에 고해성사를 봐야 한다고 함.)
사실 고해성사를 본지가 하도 오래돼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고해성사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아무리 열렬한 신자라도 고해성사는 좀 꺼려지는 경우도 많잖아요.
고해성사 때문에 다시 냉담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고해성사가 참 싫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래도 보긴 봐야 되는데, 어떻게 보지, 나 할 수 있나?
성당에 나가기 몇 달 전부터 온갖 고민 고민을 하다가 겨우겨우 나갔는데 또 다른 큰 해결해야 할 사건이 하나 남아있더라고요.
몇 개월 성체는 모시지 않고 그냥 성당에 나가서 앉아있기만 하다가
어느 날 큰맘 먹고 상설 고해소로 향했어요.
며칠 전부터 어떻게 보는 건지 찾아가면서 연습하고.
종이에 그동안 지은 죄도 다 적어갔어요.
(사실 고해성사 순서는 거기에 다 적혀있어서 그거 보고 하시면 돼요.)
적어간 걸 보고 하나씩 찬찬히 이야기를 하는데 목소리가 파르르르 떨리더라고요.
신부님은 그냥 침착하게 들으셨어요.
그리고 20년 넘게 냉담했다고 하니 주일미사 앞으로는 꼭 참석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보속도 어렵지 않았고 그렇게 두근두근 갔던 것과는 달리 꽤나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왔답니다.
사실 고해성사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어렵게 느끼는 것은 나의 용기가 부족해서 인 것 같습니다.
내가 지은 죄를 누군가에게 고백해야 하는 것, 어렸을 때보다 훨씬 더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또 그 이후에 한번 더 고해성사를 보았지만 그때도 꽤 큰 용기가 필요했고 요즘은 고해성사를 안 보고 싶어서 최대한 죄를 안 짓고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ㅋ
뜻대로 되진 않습니다. ㅋ
고해성사 보는 방법
- 고해성사를 받기 전
1. 지은 죄를 모두 알아내고
2. 진정으로 뉘우치고
3.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굳게 결심하고
4. "고백기도" 와 "통회기도" 를 바칩니다.
- 고해실에 들어가서
1. 나 : (성호를 그으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 사제 :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굳게 믿으며 그동안 지은 죄를 뉘우치고 사실대로 고백하십시오
3. 나 : 아멘
4. 나 : 고해한 지 (며칠, 몇 주일, 몇 달) 됩니다.
알아낸 죄를 낱낱이 고백한 다음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도 모두 용서하여 주십시오.
5. 사제 : 보속을 주고, 통회기도를 바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통회기도는 생략 가능, 주로 안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6. 사제 : 인자하신 천주 성부께서 당신의 성사의 죽음과 부활로 세상과 당신을 화해시켜 주시고 죄를 사하시기 위하여 성령을 보내주셨으니 교회의 직무 수행으로 몸소 이 교우에게 용서와 평화를 주소서.
나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 교우의 죄를 사하나이다.
7. 나 : 아멘
8. 사제 : 주님을 찬미합시다 (생략 가능_ 안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9. 나 : 주님의 자비는 영원합니다 (생략 가능 _ 안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10. 사제 : 주님께서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평안히 가십시오.
11. 나 :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해소를 나와 사제가 정해준 보속을 이행하시면 됩니다.
고해 시간은 정말 짧습니다.
요즘은 보속도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주신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해를 하는 그 몇 분이, 또 고해성사를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 시간들이 저로서는 참 견디기 힘들더라고요.
고해성사를 봐야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시간 될 때마다 고해를 보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물론 보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긴 하지만 마음먹기까지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것도 이겨내야겠죠.
내가 못하겠는 건 안 하고 그저 바라기만 하는 건 안 되는 거니까요...
그래도 고해를 봐야 하는데 못 보고 있어서 마음이 불편하신 분이 계시다면 시간 내셔서 근처 고해소에 한번 들러보세요.
모두 용서해주셨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래도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지면서 아 나 용서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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