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Job)
5월 10일 성인 욥
신분 : 구약인물, 예언자
활동연도 : +연대미상
성 욥은 구약성서의 시서(詩書)에 속하는 욥기의 저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욥기의 목적은 불의한 고통의 수수께끼를 풀려는 것이나, 악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아니라 거룩하고 전능한 하느님께 대하여 혼란에 빠진 한 인간이 자리매김하려는 시도에 대한 것입니다. 욥기는 크게 산문과 운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래의 욥 이야기는 산문 부분의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근동 지방의 현인들 사이에서 이미 기원전 2천 년대 말기부터 일종의 민간 설화로 두루 퍼져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기원전 1천 년 이후에 이것이 이스라엘에도 전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에제 14,14 참조). 바빌론 유배 이후, 곧 6세기 말엽 이후, 그리고 3세기 전반 이전에(집회 49,9 참조) 성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욥 이야기를 팔레스티나에 살던 어떤 유대인 저자가 자기의 의도에 맞게 각색하고 윤색하여 거기에 독창적인 운문 부분을 지어 붙였습니다. 그러나 저자가 대화 부분의 욥을 통해서 토로하는 말은 단순한 창작물이 아니며 극심한 고통과 고난을 직접 겪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욥이라는 특수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 욥기의 큰 특징은 보편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선택이나 시나이 산 계약, 메시아 사상 등 선택된 민족의 특유한 사항이 욥기에서는 한 번도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으며 아울러 유배 이후에 저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역사와 구약성서에서 일대 전환점을 이루는 “예루살렘 함락 - 성전파괴 - 유배”라는 일련의 사건들조차 암시되지 않습니다. 이는 저자가 자신의 관심사를 인간의 고통이라는 공통 현상을 바탕으로 야기하겠다는 의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출발점에서부터 뚜렷하게 욥기는 보편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인공 욥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며 거주지도 이스라엘 땅이 아닌데 ‘욥’이라는 이름 자체도 당시에 여러 나라에서 쓰이던 이름이라고 생각됩니다(1,1). 욥의 세 친구도 모두 외국 이름을 가진 이방인입니다(2,11). 또한 대화를 시작하는 독백에서부터 욥은 이미 자기의 고통을 일반화하는데 고통에 처한 자신을 ‘고생하는 이들, 영혼이 쓰라린 이들’과 동일시하면서 하느님에게 그들을 대변하여 질문을 던집니다(3,20-21). 물론 욥은 주로 대화 중에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이 이야기들 역시 처지가 자신과 비슷한 다른 이들과의 연대성 안에서 펼쳐 갑니다. 욥기의 저자는 처음부터 보편성을 염두에 두면서 자신의 직접적인 체험을 토대로 일반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개시킵니다.
동방 교회에서부터 성 욥에 대한 전례적인 공경이 인정되었지만 욥의 단순하고 곧으며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악을 피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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